오타에 대한 뜬구름 잡는 이야기.
사람이 직접 펜으로 글을 쓸 때는 글씨가 틀렸다는 것을 그 즉시에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판을 이용한 타이핑을 할 때는 정말 다 작성하고 보면 이곳저곳이 모르는 새에 틀려있는 부분을 볼 수 있더군요.

무슨 원고를 보면서 치는 것도 아닌, 그냥 머리에서 생각나는 것을 화면을 계속 보면서 쳐도 나중에 보면 그렇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친 텍스트가 과연 얼마나 될지는 상상도 되지 않을 정도이겠지만 그냥 문득 오타에 대한 말을 하고 싶군요.

오타의 시작

집에 컴퓨터가 들어온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인가 3학년인가 그랬을 겁니다. 그당시 컴퓨터는 진짜 게임의 용도밖에 없었죠. 요즘이야 인터넷을 통한 문서작성이 너무나 보편화됐지만, 그당시 컴퓨터로 문서치는 고딩은 극소수였었죠.

그러니 대학들어가서 리포트 등을 작성할 때 사용한 방법은 독수리타법이었고, 그나마 다행인건 자판은 다 외우고 있었던 같네요. 그러다 군대를 갔습니다.

행정학과라는 이유로 행정병 특기를 받은 웃지못할 사연때문에 운좋게 여단 본부대로 빠졌고 인사처에 배정받았습니다. 첨에 타자를 못치니 뭐 이런 놈을 데려왔냐는 쿠사리를 먹으면서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강릉무장공비 사건이 저에겐 타자 실력 향상에 가장 큰 공헌을 했죠. -_-; 자세한 설명은 생략)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올린 타자였지만 역시나 오타는 여전하더군요. 그런데 나만 그런건 아니더랍니다. 그게 일단 치면 바로 뽑아서 검토를 받는 것이라 제가 일일히 오타 수정안해도 될 일이었죠. 오타 뿐만 아니라 디자인 혹은 기안 세부계획 수정 등이 들어가니 어지간히 많지 않곤 오타가 대수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제가 시간과 정신력을 쏟아가며 오타확인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후

뭐 제대하고 난 후는 모든 문서 작성은 혼자 책임을 져야 했으니 신경을 써야했죠. 그런데 참 들던 버릇이 여전해서 작성할 때 삑살나는 경우가 많긴 하더군요. 다 치고나서 일일이 다시 읽어보면 가관인 경우도 많았습니다.

알럽 카페 활동을 본격화한 이후에 장문을 글을 다 치고 보면 아마 글 수정을 몇번 한적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첨에 다 치고 나면 다시 검토하기 정말 피곤해요. 그래서 그냥 일단 등록하고, 시간이 좀 흐른다음에 그때서야 다시 주욱 읽어봅니다. 쪽팔린 거 몇개 보이면 그때서야 얼굴 붉히며 고치는 그런 과정이 반복된 거죠.

아시는 분들은 저 오타 제법 잘내는 거 아실 거에요. ㅋ 그래서 어지간한 건 복사해서 갖다 붙입니다. -_-;

계산기에 익숙해지면 두자리 덧뺄셈도 계산기 두들기듯이요.

그래서 요즘은 그냥 피곤하더라도 원본 작성한 다음에 다 읽어봅니다. ESPN Insider 하나 정도 하면 그 자리에서 열개 안팍으로 튀어나오더군요. 그런데도 또 나중에 혹시나 해서 읽어보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것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그 나중이 하루정도 지난 시점이 많아서 그냥 냅두는 경우가 부지기수죠.


사람이 어디 공적인 장소에 나갈 때 정장이나 단정한 옷을 입는 이유가 첫인상에서 허술해보이지 않기 위한 이유가 있는데요.

사람의 글에서도 일단 맞춤법이 틀리거나 오타 등이 눈에 띌 때 '허술 포인트'가 올라가는 건 맞는 거 같습니다.

심지어 논지에까지 평가의 영향을 주는 경우도 있더랍니다. 글쓴 사람 개인에 대한 신뢰도도 영향을 주는 것 같구요.

저도 뭐 일반 양민, 거기에다 오타-프론이기 때문에 어느정도의 맞춤법 오기나 오타는 참 그냥 혼자 가볍게 큭..하고 넘어가지만, 심한 경우는 아무리 글 논지가 정연해도 읽기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잡담을 빼고 제법 진지하게 작성하는 글에는 이모티콘을 쓰지 않기로 노력 중인데요. 저도 정말 이모티콘 중독 기질이 약간 있어서 본능에 충실해지고 싶은 때가 좀 있지만, 자제하려고 해요. 마치 핸드폰 없을 땐 어떻게 살았을까 생각을 하듯이 이모티콘도 그런 생각이 들더군요. ^^

친구 중에 사이버강좌 리포트 채점하는 알바를 한 적 있는 친구가 말하길, 리포트에도 이모티콘 넣고 장난이 아니라고 하더군요. 그냥 씁슬하데요.

저도 뭐 자유분방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혼자 생각하지만, 이런 데에는 보수적인 성향이 있나 봅니다.
by hogee | 2006/03/24 01:19 | 좋아~ | 트랙백(1) | 덧글(15)
트랙백 주소 : http://hogee2.egloos.com/tb/1676133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6/03/24 11:47

제목 : 2006년 3월 24일 이오공감
MT갔다가 뇌사상태 된 대학생  by 이규영어제 충격적인 뉴스가 하나 있었습니다. 엠티갔던 대학생 하나가 선배들에게 맞아서 뇌사상태에 빠졌다는 소식이었는데, 아마 지금 가해자인 선배들은 엄청난 양심의 가책을...우리에게 필요한 조언은.  by honest대학교를 입학하면서, 나는 선배들과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게 되기 시작했다. 물론 중, 고등학교 때도 선배들이 있었지만, 사실 얼마 되지 않았고, 그때 인간관계의...나만의 대화 원칙  by einbert상대방과 대화를 할 때, 나의 가장 큰 원칙은 '경청하기' - 내 ......more

Commented by 룸할매 at 2006/03/24 07:30
순전히 제 생각이지만, 그게 워낙 사회가 빡빡하고 여기 저기 경쟁하면서 살다 보니, 처음 보는 사람에겐 자연스레 경계심을 품게 되고, 뭔가 하나라도 약점이 잡혀야만 약간이나 마음을 놓을 수 있어서 생기는 현상 같습니다.

이모티콘은 문자로 상호 의견을 교환할 수 밖에 없는 웹 특성상, 글을 쓴 이의 감정 상태를 상대방에게 온전히 전할 수 없기 때문에 생긴 거 같습니다. 그냥 농담으로 한 말인데, 상대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우가 왕왕 있잖아요. 이런 걸 좀 줄여주는 기능은 한다고 봅니다. 다만 난발하는 게 문제이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삭5021 at 2006/03/24 12:01
이오공감등극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by Mirai at 2006/03/24 12:34
이오공감 보고 왔어요~
허술 포인트 부분에서 공감이 갑니다.
일단 뭔가 내용이 있다 싶더라도 오타가 눈에 띄면 허술해보이는 느낌이 마구 들기도 하면서 깔보는 경향까지;

저는 군대 인트라넷 이후 이모티콘을 잘 안쓰더군요. 기껏 써봐야 '-_-' 정도.. 아니면 ;을 많이 쓰네요.
공식적인 자리라든지 리포트같은 데에선 자제가 필요하다고 봐요.
그건 보수적이 아니라 봅니다.

그런데 이모티콘과 더불어 자음만 쓰는 (ㅋ나 ㅎ같은) 경우는 저로서는 그다지 달갑게 보이지가 않더군요; 이런 경우 저는 매우 보수적인 걸까요;
Commented by 잠본이 at 2006/03/24 12:39
공식문서나 리포트에서는 글쓴이의 감정이 중요한 게 아니고 엄연히 지켜야 할 틀이 정해져 있는 것이니 이모티콘을 넣을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모티콘의 사용은 개인적인 용도의 글이나 친구끼리의 대화로 한정하는 게 당연하죠. ㅋㅋㅋ나 ㅎㅎㅎ도 자기 일기장에라면 몰라도 초면인 사람에게 쓰는 글에 집어넣으면 예의를 모르는 사람 취급받을 겁니다.

확실히 모르는 사람이 쓴 글을 보면 아무리 내용이 좋아도 맞춤법이 틀렸거나 오타가 많거나 하면 별로 좋은 느낌은 안 들더군요. 내용보다는 형식이 금방금방 눈에 들어오고 우리의 감각에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기 때문이겠지요.
Commented by browne at 2006/03/24 13:25
띄어쓰기도 참 문젭니다.
Commented by MindFree at 2006/03/24 14:36
전 왜 그리 ㅋㅋ 이게 싫을까요.. 사람들이 지금은 그냥 습관적으로 ㅋㅋ를 누르는 거 같더군요. 심지어 댓글 워리어족들도 성추행 사건 이런 기사에 흥분해서 욕을 달면서도 'ㅋㅋ'를 붙이니.. 이건 뭔지.

"이런 천하의 *(^^*(#할 놈. ㅋㅋ"
이런 식이죠.
Commented by 풍혼마녀 at 2006/03/24 15:51
이오공감에서 보고 왔습니다. 저는 한문장 한문장 쓰면서 오타를 확인하는 편입니다. 덕분에 속도는 조금 느리지만 오타는 적은 편이랍니다:D
Commented by 바람돌이 at 2006/03/24 17:29
이오타고 왔습니다.
보통 한글이나 워드를 써서 치는데, 오타를 눈치못채고 지나칠수있나요? 항상 빨간줄이 죽죽 그어지는데..
Commented by hogee at 2006/03/24 19:06
룸할매) 하긴 다른 사람의 약한 부분을 보면서 위안을 삼는 우리이기도 하죠. ㅎㅎ

삭5021) 이런 일이 생길 줄은...

Mirai) 채팅, 문자메시지가 삶의 일부가 되니 자음 표현이 자연스러워 지는 것 같아요.

잠본이) 예. 그렇죠. 일단 자기를 위해 그런 건 필요한 듯 싶습니다.

browne) 띄어쓰기는 문자메시지의 영향이 참 큰 거 같아요.

MindFree) 'ㅋㅋ'이게 참 다른 사람의견에 대한 것에 쓰면 일단 좀 기분이 그렇죠. 그런데 진짜 무조건 반사인 사람들이 많은 거 같습니다.

풍혼마녀) 좋은 습관을 가지셨군요. ^_^

바람돌이) 전 주로 게시판에 텍스트를 올리기 때문에 간단하게 하기 위해 워드패드나 메모장을 이용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hyo519 at 2006/03/24 21:43
http://164.125.36.48/urimal-spellcheck.html

이곳을 이용하세요!
Commented by hogee at 2006/03/25 01:25
hyo519) 정말 감사합니다. 유용한 곳이군요.
Commented by 쫑아 at 2006/03/25 11:03
저도 'ㅎㅎㅎ'나 'ㅋㅋㅋ'는 너무 싫습니다. ㅡㅜ
Commented by hogee at 2006/03/25 21:15
쫑아) 언제나 듣기 좋은 표현은 아니죠.
Commented by Robert at 2007/04/06 01:30
nice
Commented by Naomi at 2007/04/06 01:53
hello

:         :

:

비공개 덧글



<< 이전 페이지 다음 페이지 >>